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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 글17

슬픔을 바라봐야 하지만 자기 연민이 섞이면 안 된다. 남을 취하게 할 수 있는 것을 만들되 자신에게 취하면 안 된다. 군더더기가 없어야 하지만 재미있어야 한다. 솔직해야 하지만 민폐이면 안 된다. 슬픔을 바라봐야 하지만 자기 연민이 섞이면 안 된다. 새로운 것을 해야 하지만 기존의 것도 지켜야 한다. 따뜻한 마음으로 살되 거리를 잘 지켜야 한다. - '하면 안 되는 것들에 대하여' 中, 오지은 슬픔을 바라봐야 하지만 자기 연민이 섞이면 안 된다. 따뜻한 마음으로 살되 거리를 잘 지켜야 한다. 저는 이 두 구절이 공감이 갑니다. 여러분이 공감 가는 구절은 어떤 것인가요? :-) 2020. 9. 6.
어디로 가나? 누구를 만나야 하나? 인간은 날마다 저녁 무렵 한 번쯤은 진실해지고 솔직해진다 힘들게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휘이, 돌아보는 스스로의 기인 그림자 지친 어깨에 후들거리는 두 다리 다만 빈손에 들려 있는 무거운 가방 하나 어디로 가나? 누구를 만나야 하나? 막연한 두려움과 외로움 한사코 앞을 막아서는 오로지 안타까움 인간은 일생에 나이 들어 한 번쯤은 선량해지고 겸허해지기 마련이다 나 지금까지 무엇하러 살았던가? 남긴 것은 무엇이고 버릴 것은 무엇인가? 더구나 나의 악덕은 또 무엇이었던가? - 저녁의 사람, 나태주 2020. 9. 1.
울지 마라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세계의 어디선가 누가 생각했던 것 울지 마라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세계의 어디선가 누가 생각하는 것 울지 마라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세계의 어디선가 누가 막 생각하려는 것 울지 마라 얼마나 기쁜 일인가 이 세계에서 이 세계의 어디에서 나는 수많은 나로 이루어졌다 얼마나 기쁜 일인가 나는 수많은 남과 남으로 이루어졌다 울지 마라 -어떤 기쁨, 고은 그러니까 조금만 울고, 너무 울진 말기를. :-) 2020. 8. 29.
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-질투는 나의 힘, 기형도 참 좋아하는 시인이고, 또 참 좋아하는 시입니다. 주기적으로, 잊지 않고 꼭 읽어주는 글 중 하나네요. 여러분이 좋아하는 시는 어떤 것 일지 궁금하기도 하네요.:-) 2020. 8. 27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