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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

by 수수헤니 2020. 8. 27.

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

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

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

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

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

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

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

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

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

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

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

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

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

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

 

-질투는 나의 힘, 기형도


참 좋아하는 시인이고,

또 참 좋아하는 시입니다.

주기적으로, 잊지 않고 꼭 읽어주는 글 중 하나네요.

여러분이 좋아하는 시는 어떤 것 일지 궁금하기도 하네요.:-)

 

고요하게 흐르는 낙동강 위로 노을이 내려 앉고 있습니다. 이 광경을 보는데 질투는 나의 힘이 생각이 나더라고요. 노을빛과 잘 어울리는 시입니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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